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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춘아의 문화적 기억] 어느덧 18년, 나의 문화자원봉사 연대기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5.04.01
나, 이춘아의 문화적 기억
어느덧 18년, 나의 문화자원봉사 연대기
- (2) 97년 드디어 첫 교육, 예술이 아닌 삶의 눈으로 문화를!! -
 
<나, 이춘아의 문화적 기억>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이춘아라는 한 사람을 움켜잡고 있었던, 지금도 잡혀있는 문화자원봉사라는 단어의 힘.
그 정체를 개인적 기억에 의지하여 풀어보고자 합니다.
 
글/ 이춘아 (문화자원봉사기획자. 대전 한밭문화마당 대표)
 
“당시 나는‘삶의 눈’이라는 표현이 멋있다고 생각했었다. 2015년의 관점으로 보면 너무도 당연한 표현이라 할 수 있는 문화향유자의 시선을 강조한 것이지만, 당시만 해도 예술은 예술가의 시선이었을 뿐 문화향유자는 수동적인 감상자에 머물렀던 뿐이었다... ...“

지금 봐도 짱짱했던 ‘첫’ 봉사자 교육


‘바로 내가 찾던 것일지 모를’ 문화봉사자 교육이 1997년 6월4일 드디어 시작되었다 (지난호 기고에 9월이라 하였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6월이었다. 기억의 한계를 실감한다). 지금 보아도 ‘짱짱한’ 교육이다. 주1회 4시간의 정규강의 말고도 현장방문교육 등을 포함하여 총 100여시간으로 구성되었다. 프로그램은 크게 ▲문화봉사자의 역할과 의미 ▲‘삶의 눈으로 문화읽기’ 프로그램을 어떻게 해석하고 읽을 것인가 ▲문화의 경향 이해, ▲사랑의문화봉사단 운영봉사의 실제 ▲현장방문교육 및 참관 등 5개 영역으로 진행하였다. 처음 시행했던 문화봉사자 교육의 특징을 보여준 것은 단연코 ‘삶의 눈으로 문화읽기’였다. 이 교육을 총괄 기획한 당시 이중한회장(한국문화복지협의회장, 서울신문사 논설위원)이 가장 강조한 대목이다. 당시 나는 ‘삶의 눈’이라는 표현이 멋있다고 생각했었다. 2015년의 관점으로 보면 너무도 당연한 표현이라 할 수 있는 문화향유자의 시선을 강조한 것이지만, 당시만 해도 예술은 예술가의 시선이었을 뿐 문화향유자는 수동적인 감상자에 머물렀던 뿐이었다.


문화향유자를 위한 감수성제고 프로그램은 달라야


[사진- 문화복지협의회 창립 관련 기사. 출처: 매일경제, 96년 2월 13일]
 
이중한 회장님의 주장은 다음과 같았다. 연극의 관점으로 연극프로그램을 만들거나 클래식 음악의 관점으로 클래식 음악회를 조직하게 된다면 이는 예술 프로그램이 될 수는 있으나 문화향수를 위한 문화감수성 프로그램은 되지 않는다(『국민 창의력을 위한 문화봉사』이중한, 정갑영 저, 2003, 현암사 참조)는 것이었다. 이러한 관점은 지금도 문화기획자를 염두에 두고 프로그램을 짜야하는 핵심적인 이유인 것이다. 최근 10년 사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문화예술교육에서 여전히 부족한 것이 있다면 바로 이 부분이다. 목표는 문화향유자의 문화감수성을 높이자는 것이지만, 교육을 진행하는 예술강사는 자신이 배워왔던 것을 그대로 전수하려는 태도를 쉽게 버리지 못한다. 예술프로그램이 아닌 문화향수를 위한 문화감수성 프로그램을 이제까지 배워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1997년 당시 문화봉사자 교육에 참여했던 강사진들은 문화, 예술영역 고루 선정되었다. 이중한회장님을 비롯하여 구자흥, 강준혁, 김광언, 김성녀, 김용현, 김재홍, 김창남, 노동은, 박선혜, 박현경, 박혜자, 윤정섭, 이승정, 이윤택, 임문영, 정근원, 채희완, 허권 등이었다. 그때 수강생 30명은 자신들의 삶을 바꿔놓았던 운명적 교육을 받은 셈이다. 교육을 진행했던 나 역시 문화세례를 받았고 지금까지 이 길에 서 있다.

4개월간 100여시간을 헤아렸던 첫 시범교육은 그 다음해인 1998년부터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천호점, 무역센터점)와 공동으로 ‘문화예술자원봉사 아카데미’라는 제목의 문화봉사기초과정이 개설되어 3년간 9기를 양성했다. 1기당 100~150여명이 신청했다. 교육받은 수료생들이 1천여명을 헤아렸고, 수료한 이들이 문화시설에서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작업을 했다. 그 결과 봉사자와 연계된 시설은 농업박물관, 삼성어린이박물관, 중앙병원갤러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회관, 미술관, 예술자료관, 호암갤러리, 예술의전당, 여성사전시관, 도서관 등이었다. 지금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지역 생활문화공간 ‘문화의집’ 활성화를 돕다


[사진-국내 첫 개관한 문화의집 관련 신문기사. 출처-한겨레신문. 1996년 10월 26일]
 

1996년 문화부는 문화복지 정책의 구현을 위해 문화의집 이라는 1백평 규모의 문화공간을 동 단위로 세우려는 정책을 세웠다. 그 이후 정책적 뒷받침이 지속되지 않아 2015년 현재 118개의 문화의집이 전국에서 운영 중이다. 문예회관 등의 문화시설이 문화예술가들의 활동공간이었다면, 지역의 생활밀착형 문화공간인 문화의집은 문화예술강좌를 운영하는 공간이 아닌 주민들이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비디오나 DVD로 영화를 보거나, 악기연습을 하거나, 각종 문화동아리를 만들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이 역시 지금에서야 주민들끼리 스스로 운영한다는 는 취지가 이해되지만, 90년대 당시만 해도 문화의집 운영자들은 우선 강좌부터 개설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렇지만 최근 지역주민들의 문화예술동아리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문화의집 같은 문화공간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1997년 문화봉사자 첫 시범교육을 한 이후 1998년 문화의집 문화봉사자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시범교육을 했다. 문화의집 1호점이었던 서대문문화의집에서 제1차교육을 했고, 2차 교육은 강서문화의집에서 진행했다. 이 교육프로그램은 문화의집 운영방향에 대한 이해, 문화정보제공을 위한 기자재 활용법, 문화프로그램 워크샵, 생활속에서 문화감수성개발, 문화봉사 영역 찾아보기 등 5개 영역 18개 프로그램으로 구성하여 진행하였다. 』문화의집 운영방향에 대한 이해를 위해 ▲새정부 문화정책의 방향(박광무) ▲왜 문화의집인가(이중한), ▲문화의집에서 활용 가능한 프로그램이란(강준혁) ▲지역문화센터로서의 문화의집(정갑영) 등의 강의가 있었다. 이러한 강의는 최근 지역문화진흥법이 제정되면서 중요한 개념으로 들어간 ‘생활문화’의 근간이 되는 내용이며, 다시 듣고 싶은 강좌이기도 하다.


문화시설 운영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다


교육을 통해 문화봉사자를 양성하고, 이들을 문화시설 및 기관과 연계해주는 과정에서 부닥친 문제점은 문화시설 운영자들이 문화봉사자를 활용하여 관객들을 유도해내고자 하는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1998년 문화공간 운영봉사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복지관, 청소년회관, 도서관, 문화의집, 문화단체 실무자들과 봉사자들을 위한 교육을 했다. 문화감수성 개발, 문화봉사 인력 개발, 문화프로그램 개발 등의 영역으로 구성하여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클랑아트홀에서 진행되었다.

또한 1999년도부터는 지역의 사회문화단체와 문화공간 실무자와 봉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촉매자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안양, 부천, 인천, 제주 등에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1990년대 대표적인 문화봉사자 관련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시범교육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교육의 중심에는 항상 문화감수성이라는 단어가 있었고, 오늘날 일반인을 위한 문화예술교육과 문화봉사자 교육의 핵심용어가 되었다. 1990년대 당시 문화세례를 받았다고 감히 말하고 다니는 나의 입장에서 ‘문화감수성’이라는 단어는 내 삶의 문화읽기의 단초를 열어주었다.

 
이춘아(문화자원봉사 일꾼. 대전 한밭문화마당 대표, 봉자c 리포트 편집위원)

“2001년부터 대전에 살고 있습니다. 한밭문화마당이라는 문화봉사자들로 구성된 단체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사람책(www.wisdo.me)에 등록했습니다. 등록하기까지 쑥스러운 마음에 망설였는데, 내가 살아온 활동의 많은 부분이 문화자원봉사라 용기를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