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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터뷰] ‘이크에크 봉사단’ 박태준 관장 - 택견으로 맵시 있고 올바른 자세 갖추는 문화운동 펼쳐요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5.01.26
봉자C 리포트가 만난 사람
“택견으로 맵시 있고 올바른 자세 갖추는 문화운동 펼쳐요”
- 7330 서포터즈 ‘이크에크 봉사단’ 박태준 관장 -
 
 
글/ 김진원(라임글로브 연구원)
 
“첫째인 큰 아들이 5살이었을 무렵, 아들의 유치원 원장선생님과 인연을 맺게 되었는데 겉으로는 늘 활발하던 사람이 자식 이야기만 나오면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속내를 알고 보니 원장선생님이 아들이 발달 장애에 지체장애, 여기에 지적 장애까지 삼중의 고통을 겪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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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크, 에크” “이크, 에크”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혹시 약간 심한 기침 소리? 깜짝 놀랄 때 내는 소리? 아니다. 바로 우리나라 전통 고유 무예인택견의 기합소리다. 또한 국민생활체육회가 주관하는 생활체육자원봉사 조직인 ‘생활체육 7330서포터즈’ 경남 3조에서 활동중인 택견봉사단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크 에크’ 봉사단은 지난 2003년부터 현재까지 대한택견협회 등 국내외 단체가 주최한 수많은 택견 명인전(천하택견명인전, 택견최고수전 등)에서 본선에 올랐던 박태준 마산합포택견전수관 관장이 주축이 되어 경남 마산, 진해 지역에서 택견 전수관을 운영 중인 다른 관장들의 도움을 얻어 만든 자원봉사모임이다. 이들은 주로 꾸준한 운동이 필요한 장애 아동이나 노인을 대상으로 벌써 몇 년째
 
개인 사비를 털어 택견을 활용한 봉사를 수행해왔다고 한다. 이들이 펼치고 있는 택견자원봉사가 과연 어떤 활동인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이크 에크’ 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박태준 관장을 지난해 12월 26일에 만나보았다.
 
아들 유치원 원장 자녀 딱한 사연 때문에 시작
 
박태준 관장이 택견봉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첫째인 큰 아들이 5살이었을 무렵, 아들의 유치원 원장선생님과 인연을 맺게 되었는데 겉으로는 늘 활발하던 사람이 자식 이야기만 나오면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속내를 알고 보니 원장선생님이 아들이 발달 장애에 지체장애, 여기에 지적 장애까지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 그 모습이 늘 안쓰러웠던 박 관장은 어느 날 원장선생님으로부터 본인이 속해있는 ‘마산 장애부모회’ 장애아동 80명을 위한 방학 체육수업을 진행해달라는 부탁을 받게 됐다. 박관장은 체육 수업이 처음이었지만 그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차비조로 건넨 5만원도 손사래 치며 사양하며 순수하게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도왔다. 그 것이 박 관장의 봉사활동의 시작이었다.
 
초기엔 장애인 수업만, 지금은 교사·학부모 강의도
 
처음 장애아동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체육수업 봉사는 점점 더 영역이 확대되었다. 도움이 더 필요한 아이들은 개인적으로 체육관으로 오게 해 도움을 주었고, 꼭 장애아동이 아니더라도 그를 필요로 하면 어디든 찾아가 봉사를 했다. 현재는 마산장애인복지관에서 정기적으로 봉사활동 중이며, 틈 날 때 마다 농촌 지역 어르신이나 직업 재활 장애인을 위한 봉사도 진행하고 있다. 주로 마사지를 통해 자세를 교정해주고 택견을 활용한 운동법, 스트레칭 등을 가르쳐 그들 스스로 지속적인 운동이 가능토록 돕고 있다. 최근에는 어린이들의 자세를 바로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어린이집 교사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세교정 수업도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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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자세 바르게 해야 사회도” 맵시무브먼트 전도사

그런데 박 관장의 봉사활동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생소한 단어가 자주 나왔다.
‘맵시 무브먼트’. 그에 따르면 맵시 무브먼트는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믿음을 갖고 ‘맵시있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사회 문화적 운동’.
이에 그는 평소 봉사활동에도 맵시 무브먼트를 적극 응용하고 있다고 한다. 택견을 기반으로 몸 자세를 바르게 하는 활동을 통해 궁극적으로 사회를 바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자 목표. 그는 자신의 봉사활동에 체육인으로서의 신념과 택견 인으로서의 전문성을 담고 있는 것이다.
 
 
날 기다려주는 소중한 인연 보며 큰 보람
 
18살 때 장애인을 위한 특수학교인 혜림학교에 다니다 박 관장의 자원봉사를 통해 처음 택견을 배웠던 준호씨는 벌써 25세의 청년이 됐고 지금은 솔선수범하여 수업을 받고 있다. 점점 더 나아지는 모습으로 다음 봉사 날짜를 정확히 기억하며 그를 기다리고 있는 준호씨 같은 친구들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는 박관장. 8년 이상 같은 봉사를 진행하다 보니 쌓은 소중한 인연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는 봉사를 통해 쌓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장애 아동부터 일반 학생, 농촌 지역 어르신부터 어린이집 아이들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가 작지만 소중한 희망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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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힘드냐고? 내가 즐거워서 하는데 왜?
 
인연도 소중하고 보람도 크다고는 하지만 봉사를 하며 힘든 순간이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박 관장은 “오늘 4살짜리 막내를 떼놓고 봉사를 오는 것이 힘들었다”고 웃는다. 그리고 그는 단호히 봉사는 힘든 것이 아니고 스스로 재미가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봉사라고 하면 거창한 것 같지만, 사실 별 것 아니거든요. 저도 즐겁고 상대방도 즐겁고. 그러면서 서로 알아가는 활동인 거죠.”
과연 ‘스스로 원해서’라는 ‘자원’ 봉사의 뜻을 그처럼 잘 지키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이런 봉사에 대한 진정성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이크 에크’ 봉사단은 2014 생활체육 7330서포터즈의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택견과 맵시 무브먼트를 더욱 열심히 세상에 알리고, 봉사활동 역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박태준 관장, 그와 ‘이크 에크’ 봉사단의 꿈이 언젠가 반드시 이뤄지길 응원한다.
 
김진원(라인글로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