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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연의 ‘일상공감'] 아름다운 문화공동체를 위하여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5.01.23
우지연의 ‘일상공감’
아름다운 문화공동체를 위하여
 
 
글/ 우지연(한국문화의집협회 사무처장)
 
“생활문화, 생활체육처럼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할 수 있는 활동이 문화체육자원봉사 활동이다. 또 다른 이와 함께 느끼고 나누며 더불어 사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활동도 문화체육자원봉사 활동이다. 이제 주위에서 할 수 있는 혹은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할 수 있는 문화체육자원봉사 활동을 찾아볼 일이다. 아름다운 문화공동체는 ‘거기’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 있는 나와 당신이 ‘만들어가는’ 것일 테니까...”
 
몇 년 전 전주 효자문화의집에서 활동하는 실버문화자원봉사단 '북북' 동아리의 활동 사례집을 읽다 절로 고개를 숙인 적이 있었다. '북북' 동아리는 55세 이상 어르신이 주축이 되어 2009년 결성한 문화봉사단으로 책을 매개로 다양한 문화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곳이었다. 사례집에 동아리 회원의 인터뷰가 실렸는데 아직까지도 잊을 수 없는 내용이 있다. “우리 같은 실버들은 먼저 산 사람으로서의 책임을 갖고 문화봉사에 참여한다. 항상 봉사정신 잊지 말자고 우리끼리 다짐하곤 한다.”
 
책 읽어주는 활동으로 시작해 그림자 인형극 공연활동까지 시도하며 봉사활동의 내용 확장을 꾀하기도 했다. 이야기 각색부터 인형 제작까지 직접 하며 문화적 역량도 성장하는 중이었다. 그저 이야기 친구라는 마음으로 요양시설로, 어린이집으로, 장애인시설로 찾아갔을 뿐인데 찾아와줘서 고맙다는 말 한 마디, 동화 할매 언제 또 오느냐는 질문 하나에 더 재미있는 봉사를 하려고 맹연습 한 결과였다. 다른 이의 즐거움을 위한 것이 나의 행복이자 책임일 수도 있음을 이들의 자원봉사가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 ‘봉자C 리포트’에 실린 한국테니스지도자연맹의 지도자들이 진행하는 장애, 비장애인을 위한 매직테니스 자원봉사 활동에 관한 글을 보았다. 매직테니스는 어린이용으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테니스를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는데 이 지도자들이 장애인들과 그 재미를 함께 나누는 활동을 진행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어느 지도자의 이야기가 계속 마음에 남았다. “레저를 접할 기회를 갖게 되고, 활동할 기회를 갖게 되고, 스트레스를 풀고, 즐거워하고, 그것을 같이 느끼는 것. 그게 참 소중한 것 같아요. 그게 가장 큰 장점이죠.”
 
매직테니스의 가장 큰 장점이 즐거움을 같이 하는 것, 같이 느끼는 것이며 그것이 참 소중하다는 사람들이 거기 있었다. 매직테니스 자원봉사 활동 현장에 다녀 온 글쓴이 역시 “네가 건네준 공을 내가 잘 살려서, 네트 너머에 있는 너에게 다시 돌려주는 것”이라고 매직테니스를 표현했다. 이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함께 주고받는 즐거움이 스포츠라는 것을, 그것이 체육자원봉사라는 것을 알려주는 아름다운 말이었다.
 
2014년 말 문화체육자원봉사를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홈페이지가 문을 열었다. 나의 생활반경 안에서 혹은 나의 관심사 안에서 할 수 있는 문화체육자원봉사 활동에는 무엇이 있는지, 어디에서 어떤 봉사 활동을 필요로 하는지 등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한 홈페이지다. 물론 봉사활동 시간을 마일리지처럼 쌓아놓을 수도 있다. 봉자C 리포트를 통해 다양한 문화체육자원봉사 활동 현장과도 만나고 문화체육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페이스북에도 문화체육자원봉사 페이지가 있어 언제든지 문화체육자원봉사에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창구가 마련되었다.
 
생활문화, 생활체육처럼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할 수 있는 활동이 문화체육자원봉사 활동이다. 또 다른 이와 함께 느끼고 나누며 더불어 사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활동도 문화체육자원봉사 활동이다. 이제 주위에서 할 수 있는 혹은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할 수 있는 문화체육자원봉사 활동을 찾아볼 일이다. 아름다운 문화공동체는 ‘거기’ 있는 것이 아니라 ‘여기’ 있는 나와 당신이 ‘만들어가는’ 것일 테니까.
 
일상을 건강하게 가꾸고 소통하는 힘을 키우며 사회 전반의 활력을 높이는 문화체육자원봉사의 가치에 가치 하나를 더하고 싶다. 바로 ‘먼저 산 사람으로서의 책임’으로 표현된 ‘사회에 대한 책임’이다. 먼저 산 사람으로서의 책임뿐만 아니라 현재를 사는 사람으로서의 책임 또한 중요할 것이다.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문화를 통해, 체육을 통해 말을 걸고 같이 느끼며,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문화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 말이다.
 
우지연 (한국문화의집협회 사무처장)

주민들의 생활문화공간인 문화의집과 더불어 11년째 동네에서 재미지게 놀고 있다.
전국 117곳에 자리 잡은 문화의집 덕분에 공간은 세상을 바라보는 통로가 되고 있으며 뇌구조의 7할 정도를 생활문화가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