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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문화] “새해엔 악기도 배우고 봉사활동도 하나 해보고 싶다구요?”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5.01.20
[현장리포트-문화]
“새해엔 악기도 배우고 봉사활동도 하나 해보고 싶다구요?”
- 자원 활동의 생활화, 자기성장의 발돋움 공간 ‘군포평생학습원’ -
 
 
글/ 안희연(시인)
 
“단순히 수업을 듣고, 혹은 일주일에 2시간 봉사를 하고 끝나는 개념이 아니라, 지속적인 동아리 모임으로 이어져요. 책 읽어주기 문화 봉사단, 주부들을 위한 창의인성 양성과정, 코디네이터 양성과정 등 다양한 시민학습 동아리 활동이 때론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지고요. 작년에는 시민학습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직접 청소년수련관에 가서... ...”
 
매년 12월과 1월은 반성과 다짐의 달이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새해가 시작될 때 세워두었던 다짐 중 제대로 지켜진 것은 거의 없지만, ‘작심삼일’이라면 삼 일에 한 번 꼴로 계획을 세우면 되지 않겠냐는 농담을 떠올려본다. 만약 당신이 ‘새해에는 악기도 하나 배우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뜻 깊게 살아 봐야지.’ 하고 다짐하고 있다면 꼭 한번 소개하고픈 공간이 있다. 이곳을 거쳐 간 분들에 따르면 ‘나 자신을 찾아가는 공간’이라고 명명되는 곳.
눈이 많이 내리던 12월의 어느 이른 아침, 군포시에 위치한 군포평생학습원을 찾아갔다. 군포역에 내려 5번 마을버스를 타고 세 정거장쯤 가니 바로 학습원 입구에 도착한다. 생각보다 큰 규모에 놀라며 안으로 들어가 보니 1층에는 군포 2동 주민 센터가 자리해 있고, 2층부터 5층까지는 층별로 유아실, 에어로빅실, 헬스장, 요리실, 컴퓨터실, 도서관, 극장 등 각종 공간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었다. 건물 앞에 자랑스럽게 내걸린 ‘2014년 경기도 평생교육 유공표창 수상’ 플랜카드를 보니, 그간 군포평생학습원이 양질의 교육과 수준 높은 문화행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해왔음을 짐작케 했다.
 

* 군포평생학습원 전경
 
마음껏 놀고 뛰어도 되는 어린이도서관이라고?
 
2002년부터 10년 넘게 이곳에 재직중이라는 정은미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5층에 위치한 동화나무어린이도서관을 먼저 찾았다. 군포평생학습원의 주요 공간들은 지역 시민으로 구성된 자원 활동가에 의해 운영되는데, 동화나무 어린이도서관을 비롯 문화, 유아, 헬스, 운영 등 총 다섯 개 분야에서 활동 중인 53명의 자원 활동가가 그들이다. 1년에 한번 자원 활동가 신청을 받아 활동인원이 꾸려지면 일주일에 2시간씩 지정된 시간에 자원 활동을 하게 되는 시스템이다.
군포평생학습원의 자원 활동가들은 적게는 몇 년에서 많게는 10년 가까이 함께해 온 베테랑들이 많다. 동화나무어린이도서관에서 만난 고은화 자원 활동가는 내년이면 이곳에서 봉사한지 10년째가 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제가 하는 주된 업무는 책 정리, 대출 및 반납 업무, 아이들과 소통하기예요. 군포시에 작은 도서관이 30군데 정도 있는데 이곳 동화나무어린이도서관이 그 중 1호점이랍니다. 도서관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도 모범적인 곳으로 손꼽혀요. 보통 도서관에 가면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말하잖아요. 그런데 이곳에선 절대로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아요. 아이들이 불편해하면 안 되니까, 마음껏 떠들고 놀 수 있게 최대한 아이들을 배려하고 있어요.”
 
* 동화나무어린이도서관 모습
 
동화나무어린이도서관은 일일 평균 100명에 가까운 아이들이 이용하고, 보유 장서도 16,000권에 이를 만큼 규모가 상당하다. 동화나무어린이도서관 바로 옆에 위치한 상상극장에서 공연이 있는 날에는 특히 이곳을 찾는 아이들이 많다. 매주 수요일에는 책 읽어주기 ‘이야기밥’ 프로그램이, 매월 셋째 주 목요일에는 어린이도서연구회와 함께하는 ‘빛으로 보는 그림책’(그림책을 슬라이드로 보면서 함께 읽는 그림책)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책 읽어주기 ‘이야기밥’

* 동화나무도서관 북파티
 
 
나 자신을 찾아가는 길
자원 ‘봉사’가 아닌 자원 ‘활동’
지속적인 동아리 활동, 취업으로도 이어져
 

* 고은화 사서자원활동가 사진
군포평생학습원에는 53명의 자원 활동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고은화씨는 군포평생학습원의 남다른 자랑거리다. 10년간 자원 활동가로 활동하며 쌓인 관록을 토대로 최근 한 도서관에 취업을 했기 때문이다. “군포평생학습원에서 10년간 봉사하면서 기본기를 다질 수 있었어요. 군포평생학습원 담당자들이 교육프로그램 연구에 힘써주셨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으로 질 좋은 수업을 들을 수 있었죠. 덕분에 독서지도사 자격증도 딸 수 있었고, 이렇게 취업도 할 수 있었고요.”
고은화씨는 군포평생학습원에서의 자원 활동이 ‘나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었다고 말했다.
“단순히 수업을 듣고, 혹은 일주일에 2시간 봉사를 하고 끝나는 개념이 아니라, 지속적인 동아리 모임으로 이어져요. 책 읽어주기 문화 봉사단, 주부들을 위한 창의인성 양성과정, 코디네이터 양성과정 등 다양한 시민학습 동아리 활동이 때론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지고요. 작년에는 시민학습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직접 청소년수련관에 가서 프로그램을 만들어본 적도 있어요. 최근에도 그림책 문화예술 활동가 교육을 받고 있고요.”
 
 
강좌 수강 말고 육아상담, 아이 돌봄까지… 마을 사랑방!!
 
동화나무어린이도서관을 둘러본 뒤, 2층에 자리한 유아실을 찾았다. 주부들이 강좌를 수강하는 동안 초등학생들은 주로 동화나무어린이도서관을 이용하지만, 만 24개월 이상부터 미취학 아동의 경우에는 이곳 유아실에 위탁하면 30분에 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돌봄이 가능하다. 유아실에서 활동하시는 유현주 자원활동가는 군포평생학습관을 일컬어 ‘마을 사랑방’이라고 표현한다. “어린 아이를 둔 주부들이 주요 이용객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상담을 많이 해 드려요. 저 역시 그 시기를 거쳐 아이를 키웠으니까 고충을 잘 알잖아요. 동네 어디가 맛있다더라, 그런 이야기들도 나누고요. 군포평생학습관이 마을의 사랑방, 수다방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 같아요.”
 

* 유아자원활동가 활동 모습
- 아이들과의 한 때 -

* 유아실 모습과 유아실 자원봉사활동가들
 
 
다양한 시민 성장 프로그램 개발중, 남성 참여 늘어 ‘눈길’
 
자원활동가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군포평생학습관이라는 공간이 딱딱한 기관이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유연하게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연 4회 3개월 과정으로 운영되는 교육프로그램(유아, 초등, 성인, 가족단위, 남성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수강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오페라, 미술 등의 작품을 감상하는 문화예술감상교육, 명사초청강연, 로비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향유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이곳만의 장점이다. 최근에는 퇴직한 남성들의 참여가 늘어나는 것도 특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군포의 경우 책 읽어주는 도시를 표방하고 있어서 비교적 다양한 강좌, 프로그램의 기회가 많은 편이에요. 이미 좋은, 양질의 교육은 많이 받아오셨기 때문에 그것을 확장하고 싶어 하는 시민들이 많죠. 저희 학습원에서는 이분들이 더 성장하실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고 있어요. 문화와 교육을 일상화하고, 많은 시민 분들이 발돋움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는 게 저희의 중요한 역할인 것 같아요.”(담당자 정은미 선생님)
 
“왜 이리 편할까, 나 여기 처음 온 거 맞아?”
 
군포평생학습원을 둘러보고, 자원 활동가들과 대화를 나누는 내내 환대를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 처음 온 공간인데, 낯설고 불편하기는커녕 오래 전부터 드나들던 곳처럼 익숙했다. 아마도 그 편안함은 자원 활동가들이나 업무를 담당하시는 분들이나, 워낙 긴 시간을 함께 해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시간에는 부정할 수 없는 힘이 있으니까. 단순한 자원 ‘봉사’가 아닌 자원 ‘활동’을 통해 많은 자원 활동가들의 성장의 계기를 마련하는 일. 일방적으로 주고 마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관계. 바로 그것이 군포평생학습원이 이토록 사랑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는지.
밖으로 나오자 어느새 눈이 그쳐 있었다. 정말 춥고 궂은 날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마음만은 놀랍도록 따뜻했다.
 
<현재 진행 중인 군포평생학습원 추천 강좌>
30~40대 남성을 위한 프로젝트 ‘맨즈 요가’와 ‘글씨 그리는 남자’가 현재 진행 중이다. 맨즈 요가는 남자의 신체적/심리적 특성에 맞는 요가 동작을 통해 몸의 균형과 자세를 바로 잡고, 호흡과 명상으로 몸에 쌓인 긴장을 해소하는 강좌. 매주 금요일 8시 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진행된다. 또한 글씨 그리는 남자 (부제: 남성을 위한 캘리그라피(Calligraphy) 강좌)도 진행 중이다. 20,000원이라는 저렴한 수강료로 아로마캔들, 메시지페이퍼-엽서 등을 배워보는 강좌. 그 외에도 유아, 초등, 성인, 가족단위의 다양한 강좌가 마련되어 있다. 현재 12~2월 강좌가 진행 중이며, 수강료는 36,000원~45,000원 선이다. 다음 분기(3~5월) 강좌 수강을 희망하는 경우 내년 2월에 군포평생학습원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군포평생학습관 이용 팁>
1호선 군포역이나 당정역에서 버스를 타면 10분 이내에 도착한다. 군포평생학습관을 오가는 셔틀버스도 있다. 발표회, 사내연수, 세미나, 워크숍 등을 개최할 수 있는 대회의실과 전시실의 경우 저렴한 가격으로 대관도 가능하다. 회원가입을 할 경우 강좌 및 각종 공연을 할인 받을 수 있고, 자원 활동가로 활동할 경우 강좌 모니터링의 기회도 주어진다. 홈페이지 커뮤니티를 통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할 수도 있다.
 
<기타 문의 정보>
위치 : 군포시 고산로 263 (군포2동 871-1)
운영시간 : 09:00~22:00 (동화나무어린이도서관은 평일 09:00~18:00, 금요일 09:00~20:00, 토요일 09:00~17:00 운영)
전화번호 : 031-390-3050~8
홈페이지 : http://www.happygp.or.kr
 
안희연(시인)

2012년 계간 『창작과 비평』에 「고트호브에서 온 편지」외 3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툭하면 낯설고 먼 나라로 여행 갈 궁리를 하며 살고 있다.